[한국에 살면서] 우리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지난 금요일 네덜란드 라디오 방송과 황우석 교수 문제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그 다음날 신문에서 조사 결과를 보고 실망했는데 이젠 거짓말이 전혀 특별하지 않고 익숙하게 느껴진다. 한 학생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며 기말고사에 올 수 없다고 했다. 슬픈 일이지만 절차상 증명할 서류를 준비해 오라고 했더니 그 학생은 그 후 아무런 소식도 없다.

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가? 물론 많은 이유가 있지만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들도 거짓말을 한다. 과거에 한 네덜란드 심리학 교수는 사람들의 개인적 문제를 극복하게 도와주는 책을 많이 써서 아주 유명해지고 존경받게 되었다. 그러나 나중에 그 책들이 표절로 밝혀졌다.

큰 물의를 빚었으나 해고되지도, 사임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사과도 하지 않았다. 눈에 띄지 않도록 행동하여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아마도 그래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나 보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체면을 차리기 위해서. 그리고 솔직히 말해, 우리 모두 실수를 한다.

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만약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한국의 문제는 실수를 하지 말라는 압력과 벌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다른 나라보다 더 거짓말을 많이 하고 싶어지는 게 아닐까?

네덜란드 라디오 리포터가 내 의견을 물었을 때 좋다 싫다의 정직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황 교수가 한 연구 중 많은 부분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헨드릭 하멜은 17세기 한국에 대해 이렇게 썼다. “조선인들은 자기 것과 남의 것에 대해 그다지 엄격하지 않다. 거짓말을 하고 속여서 믿을 수가 없다. 누굴 속이면 자랑스러워 하고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멜은 이 표류기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조선인들은 아주 잘 속는다. 뭐든지 속일 수 있었다. 외국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스님들에게 특히 그랬다.” 이 말은 하멜 일행도 한국인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하나도 놀랍지 않지만.

거짓말은 인간의 본성이다. 한국에선 수치스러움의 정도가 높아 그 수치를 모면하기 위해 더 거짓말을 하게 된다. 한국인은 거짓말보다 더 큰 문제가 체면을 너무 차리려고 애를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하는 것보다는 성취하는 것을 더 쳐다봐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잘 한 것을 더 칭찬해 줘야 하고 잘못한 것은 덜 혼내는 게 필요하며 그것이 사회를 바꿀 것이다.

헨니 사브나이에 (Henny Savenije)· 네덜란드인·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입력시간 : 2006/01/01 17:49